[영광을 위한 고난] 고난은 상속자의 거룩한 특권입니다

발행일: 2026년 9월 29일

믿음의 길을 걷다 보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타성에 빠지거나, 삶의 방향을 잃고 시험에 들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쁨과 감사로 시작했던 사역이나 순종의 길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단해지면,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맞을까?” 하는 회의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난의 순간일수록 우리는 내가 누구이며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사람인지, 나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흔들릴 때 바라봐야 할 우리의 정체성

오늘 본문인 로마서 8장 17절은 우리가 단순히 하나님의 자녀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한 기업을 물려받을 ‘공동 상속자’라고 선포합니다. 하지만 고난의 터널이 길어지면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보다 눈앞의 팍팍한 현실을 더 크게 바라보게 됩니다. 마음이 힘들어지면 내가 누구인지보다 당장의 어려움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는 것이 우리 약함의 본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켜내려면, 가장 먼저 말씀 앞에 서서 나의 신분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유업을 다시 상기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자녀에게 약속하신 유업은 세상이 말하는 잠시 동안의 형통이나 물질적인 풍요가 아닙니다. 그것은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하늘에 간직된 영원한 보화입니다(벧전 1:4).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생명과 하나님의 영광을 약속받은 사람들입니다. 만물이 다 우리의 것이며, 세계와 생명과 사망, 지금 것과 장래 것이 모두 주님 안에서 우리의 소유입니다(고전 3:21-23).

고난, 영광을 향해 걸어가는 거룩한 여정

그렇다면 성도에게 찾아오는 고난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고난은 영원한 유업을 받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나 벌이 아닙니다. 이미 상속자로 부름받은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그 순종의 길에 마땅히 참여하는 거룩한 과정입니다.

물론 과정 중에 만나는 고난이 결코 가볍거나 쉬운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마음이 아프고 흔들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앞의 어려움에만 시선을 고정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광을 바라볼 때, 우리는 오늘의 고난을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적 안목을 얻게 됩니다.

내가 겪는 지금의 고난이 나의 신분을 결정하지 못합니다. 오직 이미 받은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만이 나의 삶과 미래를 결정합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에게 허락하신 은혜를 하나씩 헤아리고, 주님이 약속하신 영광을 소망하며 담대히 한 걸음씩 걸어가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영광을 붙드는 삶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 지금은 믿음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그 영광이 온 천하에 찬란히 드러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지나온 모든 고난의 시간들이 결코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영광을 향해 걸어갔던 복된 길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형통을 복의 기준으로 삼기보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 그 자체를 참된 복으로 누려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걷는 길이 더디고 힘들게 느껴질지라도, 하나님 안에서 나의 가치가 얼마나 존귀한지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고난은 끝이 아니라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문입니다. 이미 받은 은혜를 단단히 붙들고, 아직 보이지 않으나 반드시 임할 영광을 바라보며 끝까지 주님과 동행하는 신실한 청지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