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트빌리시] 에스골 골짜기에서 다시 피어나는복음의 포도송이

발행일: 2025년 11월 6일

저의 선교 여정은 20대 시절, 호주 시드니의 청년 선교 단체 간사로 섬기던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청년들과 함께 복음을 전하고 예배하며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면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역의 동역자였던 이지윤 선교사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고, 지금은 두 자녀, 예봄(예수님을 바라봄)과 은우(은혜의 비)와 함께 선교적 삶을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30대 초반, 시드니 호산나 선교회를 통해 BAM(Business As Mission)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희 가정의 비전인 “예수님의 제자 한 사람”을 따라, 세상 속에서 제자도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도전해 왔습니다.

그 후 8년간은 캄보디아에서 호스텔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역하며, 현지 직원들이 복음을 듣고 지역 교회에 연결되어 리더로 세워지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현지 사역자들과 함께 ‘KUM541’이라는 천 수공예품 제작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사역도 이어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일터를 주신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살아내는 제자 공동체를 일으키고 계셨습니다.

8년의 한 텀을 마치고 현지 동역자들과 새로운 시기를 준비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뜻밖에도 서아시아의 끝이자 동유럽의 시작점인 조지아로 저희 가정을 부르셨습니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부르심에 주저함이 있었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말씀을 통해 부인할 수 없는 확신의 인도하심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전, 저희 가족은 조지아 땅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 위치한 엔보이(Envoy) 호스텔 & 투어의 리뉴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감성과 맛을 더한 K-Style F&B를 결합하여 비즈니스를 새롭게 세우는 동시에, 이 사역을 BAM으로 전환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호산나 선교회의 BAM팀과 동역하며, 이 비즈니스가 단순한 수익의 장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를 세우는 선교적 플랫폼이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구의 85% 이상이 정교회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성경을 읽고 복음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조지아 정교회는 복음주의 교회를 정통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1% 미만에 불과합니다. 복음이 전해진 지 1800여 년이 지났음에도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믿는 이들이 드문 현실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한때 이 땅을 통해 빛을 비추셨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순종과 삶의 예배를 통해 복음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길 소망합니다.

최근 한국의 한 동역자께서 새벽 기도 중 저희 가정을 위해 민수기 13장 24절 말씀을 붙잡고 기도해주셨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에스골’은 포도송이라는 뜻입니다. 그 골짜기는 겉으로는 메말라 보이지만, 땅속 깊은 곳에는 생명의 수분이 남아 있어 포도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조지아의 영적 상황도 마치 건기와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많은 이들을 통해 이 땅에 물을 주셨고, 씨앗을 심으셨습니다.

우리의 작은 순종과 기도가 그 씨앗 위에 흘러들어가, 언젠가 에스골 골짜기의 풍성한 포도송이 같은 열매가 맺히게 될 것입니다. 그 날을 기다리며, 조지아 땅에 다시 복음의 향기가 퍼지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강호웅, 이지윤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