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케이프타운] 의존에서 자립으로, 아프리카 BAM 사역의 전환점

발행일: 2025년 10월 23일

저는 오랜 기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도시 빈민지역의 현지 교회들을 섬기며 아이들 훈련과 성경읽기 운동을 해왔습니다. 이후 코사(Xhosa) 부족 교회를 담임하면서 성도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깨달은 가장 큰 진실은, 선교는 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보내 교회를 세우신 것이 아니라, 이미 현지에서 교회를 세우시는 일에 저를 잠시 참여시키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제 사역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칼리처(Khayelitsha)와 같은 빈민지역의 삶은 이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프리카 부족 공동체와는 다릅니다. 이곳의 성도들은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삶을 살며, 공동체로서의 헌금 생활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교회 운영비나 목회자의 사례비를 지원하지만, 이런 구조는 오히려 현지 교회의 자립을 막고, 성도와 목회자 모두 선교사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역설을 낳았습니다.

이런 갈등 속에서, 한 미혼모 청년의 아이를 돕고자 했을 때 현지 목회자가 “타운십에는 타운십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조언해준 일이 제 마음을 깊게 울렸습니다. 외부의 과도한 도움은 오히려 지역의 자립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으며, 선교의 주인공은 선교사가 아니라 현지 교회와 성도들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저는 ‘사례비 지원’ 대신 ‘가난에 함께하는 BAM(Business as Mission)’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재정 지원은 현지 교회의 의존성을 심화시키므로, BAM은 이들의 삶에 함께 참여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케이프타운의 네일아트 서비스 시장을 관찰하며, 성도들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네일아트 샵을 차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려 했으나, 현지 목회자의 사모가 네일 기술 교육을 요청하면서 ‘Lady 141’ 네일아트 과정의 첫 번째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여성 목회자, 목회자 사모, 교회 리더들을 선발해 네일아트 창업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역 모델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기존 BAM 이론에 따라 선교사가 직접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신이철 교수님의 조언을 통해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현지인들이 직접 사업을 일으키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Lady 141’ 이동 네일아트 서비스는 현지 목회자와 교회 리더들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모델로, 이들이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BAMer가 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6개월간 학생들과 함께 시장 조사와 고객 발굴, 빈민지역에 맞춘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일터에서의 삶을 신앙과 분리하지 않도록 성경적 세계관과 전도 훈련을 담당하며, 특히 ‘일(Business)’이 곧 ‘예배(Mission)’임을 가르치는 데 집중합니다. 네일아트 서비스를 통해 전도의 접촉점을 만들고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있습니다.

아내는 초급반과 고급반 네일 기술 교육은 물론, 도시 빈민가에서 특히 중요한 위생 관리, 제품력, 그리고 정직한 시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창업 이후에는 새로운 디자인과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며,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4회의 훈련을 통해 2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그 중 13명이 BAMer로서 직업 현장에서 복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자비량 사역자로 교회를 섬기거나 지역교회 사역을 지속하고 있으며, 선교사의 외부 재정 지원이 없어도 사역이 멈추지 않는 지속 가능한 아프리카 선교의 열매가 맺히고 있습니다.

BAM 운동에서 기업의 숫자 증가만큼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현장에 대한 성경적 해석과 훈련된 크리스천의 성장입니다. 앞으로 ‘Lady 141’ 네일아트 디자이너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연합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칠 계획입니다. 복음주의적 BAMer 선교사로서 선교적 컨설팅 역할을 계속하며, 아프리카 자기신학 훈련의 구체적인 열매를 맺어가고자 합니다.ㅊㅈㄱ

 백승렬, 이현정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