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안타나나리보] 비전센터에서 시작하는 희망의 여정

발행일: 2026년 7월 14일

마다가스카르에서의 선교 사역은 25년 전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대학생들을 제자화하여, 그들이 주님의 제자로서 사회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대학생 제자훈련학교(유디티에스)를 통해 500여 명의 학생들이 주님의 제자로 거듭났고, 이들은 가난과 부패의 문제를 대물림해온 이 나라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세 명의 남매 간사가 있었습니다.
첫째 스텔라는 남쪽 안드루이 사역을 이끌고 있는 싸후트라와 결혼해 신혼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 의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타이아나는 한국에서 지역사회개발 훈련을 받고 돌아온 손재주 많은 막내입니다. 그리고 둘째 화니리는 아트와 디자인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자매로, 대학사역에서 여러 장식들을 맡아 아름답게 빛을 밝혀왔습니다.

어느 날, 화니리는 비전센터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저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비전센터에서 학생들에게 점심을 만들어 팔아도 될까요?”

그녀는 오랫동안 대학사역 간사로 헌신했지만, 공동생활비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봉급을 주지 않는 선교 단체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강조하며 살아왔지만, 그녀에게 재정 문제는 늘 큰 갈등이었습니다.

결국 화니리는 간사의 직임을 내려놓고 밖에서 돈을 마련해 다시 돌아오겠다고 하며, 올해 초 대학사역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직업도 구하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결국 저를 찾아온 것입니다.

주님 주신 마음에 순종하며 시작한 비전센터 사역. 하지만 저 역시 하루하루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쉽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비전센터의 여러 책임자들과 함께 결정해야 했기에, 우선 비전센터 리더들에게 이야기해 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무겁게 발걸음을 돌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지금 당장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제 모습이 너무 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안식년 동안 한국에 있었을 때, 대학사역 리더들이 사역을 위한 승합차량을 구해 보내 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후원자들도 대부분 작은 교회에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분들이었기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요청에 응답해 주셔서 차량 세 대를 채워 주셨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차량 등록과 관련된 추가 비용이 필요했고, 재정 부족으로 두려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화니리를 만나기 전 아침에 저는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그 당혹스러운 현장을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마리아가 하인들에게 했던 말씀 생각하며, 지금 우리의 마음이 바로 포도주가 떨어져 버린 그 잔치의 현장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니리와 저 역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아구까지 물을 채우고 있는 하인들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니리의 이야기를 기도편지로 나누었더니 몇몇 분들께서 자매를 위해 후원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 금액이 총 250만 원에 이르는 큰 금액이었습니다. 그동안 밀렸던 간사비를 전해주고, 나머지 금액은 그녀의 소원인 아트스쿨에 가서 재능을 더욱 키워가도록 씨드 머니로 잘 관리하자고 격려해 주고 기도했습니다.

이렇게 뜻밖에 은혜와 격려를 받는 그녀의 모습에 저도 그 기쁨과 감사를 함께 할 수 있었의며, 저의 기도 제목이었던 차량을 위한 재정도 절반이 채워지는 은혜를 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포도주가 떨어진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물을 채웠던 하인들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돈이 아닌, 정직과 공의로 자신들의 나라를 다시 세워나가려는 이들이 있기에 더 이상 부정과 부패를 말하지 않게 되는 그날이 올 것을 기대하며 더 나은 마다가스카르를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이 500여명의 젊은이가 있사옵니다.”라는 고백의 기도를 올리며, 우리는 희망의 씨앗을 계속 심어가고 있습니다.

강순신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