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춘 LAM 대표] 비즈니스 선교를 넘어 삶이 곧 선교가 되는 삶
발행일: 2025년 12월 3일

Q. 자기소개와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인테리어와 건축사무소 관련 ‘디자인 이레’와 디자인 및 선교를 결합한 ‘LA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LAM은 아신대학교에서 비즈니스선교(BAM, Business as Mission)를 공부하면서 그 개념에 감동을 받아 시작한 회사입니다.
Q. 비즈니스선교에 대해 어떤 감동이 있었나요?
예전에는 사업을 통해 돈이 생기면 그때 선교를 도와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BAM을 배우면서, 비즈니스 자체가 하나님께서 주신 부르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LAM’이라는 이름에는 ‘Life as Mission’(삶이 곧 선교)과 ‘Lamb’(예수님의 어린 양)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전에는 제 삶의 90%가 사업, 10%가 신앙이었다면 이제는 신앙이 90%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회 공사들을 맡게 되었고, 성전 건축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비전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개척교회 급식 사역, 선교 관련 서적과 굿즈 제작, 해외 선교사를 위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Q. 신앙을 갖게 된 계기와 여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때 미션스쿨에 진학하면서 예배와 성경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국어 선생님께서 수업이 끝나기 5분 전마다 복음을 열정적으로 전하셨는데 놀랍게도 그 말씀이 제 귀에 들어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혼자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한 집안에 종교가 두 개일 수 없다는 어머니의 반대로 교회에는 갈 수 없었습니다.
Q. 교회는 언제부터 출석하게 되었나요?
30대가 되어서야 교회에 나가게 됐습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대학교, 군대, 첫 직장, 사업 등 인생의 여러 순간마다 마치 헨델과 그레텔 앞에 놓여진 과자들처럼 하나님께서 제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잃지 않도록 기적 같은 사건들로 인도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32살에, 평소 교회에 다니는지도 몰랐던 누나가 어느 날 “교회 갈래?”라고 물었고, 그 다음 주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이 엄청 잘 돼서 서울 주요지에 사무실도 있고 지사도 있고 외식업도 운영하는 등 큰 성장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투자까지 참여한 건축 프로젝트가 잘못되어 하루 아침에 모든 사업이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경험이 제가 더 하나님께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신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교회의 모든 예배에 참여하고, 성가대 봉사도 하며 신앙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세상적으로는 사업도 망하고 돈도 없고 결혼도 못했지만, 예배드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중학교 이후 방황하다가 다시 집에 돌아온 것 같은 평안함을 느꼈습니다. 어느 날 예배 중에는 ‘여기서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영광을 목격한 베드로가 초막 셋을 짓자고 했던 그 기분이 이해가 될 만큼, 예수님만 바라보며 말씀 듣고 사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너의 평안만을 위해서 구원의 생명을 준 것이 아니다”라는 마음을 주셨고, 이어서 예수님의 지상명령(사도행전 1:8)이 떠올라 그 말씀을 붙들기로 결심했습니다.

Q. 사업적으로 어떻게 재기하셨나요?
사업도 재정도 없는 상태가 되니 오히려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시간만 있으면 성경을 읽고 ‘성경 연대기’도 만들고, 틈틈이 글도 쓰고, 기독미술대전에 작품도 출품했습니다. 오히려 신앙 안에서 하나님과의 교제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결혼도 하고 가족의 도움으로 동네에 작은 건물을 매입해 1층에서 카페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옛날의 성공을 뒤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가 인테리어 등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Q. ‘성경적 재정 원칙’을 알게 된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아신대학교에서 비즈니스선교를 공부하면서 신이철 교수님께 성경적 재정 교육을 받았습니다. 수업 중에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어요. 그 전까지는 사업과 신앙이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사업과 재정을 성경적으로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구나, 성경적 재정은 배우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청지기의 사명 중 하나인 ‘정직’하게 사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정직하게 사업하기 위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이나 도전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 변화입니다.
Q. 삶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을 관리하거나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치관이 있다면요?
예전에는 그냥 제가 살아온 방식대로 결정하는 게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일을 하나님께 기도하고 여쭤본 후 결정하려고 노력합니다. 바로 응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때에 결정할 수 없는 불편함과 손해까지도 감수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고 합니다.

Q. 최근 ‘복음택배’라는 서적을 출간하셨는데, 책을 쓰게 된 과정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하나님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을 때 하나님께 더 집중하며 낙서하듯 써 내려간 글들입니다. 그때는 책이 출간될지 몰랐지만, 지금 이 시점에 완성되어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쓰이게 된 것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큐티 책으로, 또 어떤 교회에서는 새신자나 심방 선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와 말씀을 만들고 찾을 때,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성령의 감동으로 구원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모세가 돌판을 들고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을 때, 모세가 새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새겨주셨던 것처럼, 저는 그저 돌판만 들고 있었고 하나님이 직접 새겨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놀라운 일은,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2년을 준비했는데 사업을 하는 와중에 시간을 내야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사업에 들인 시간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매출과 수익은 오히려 두 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일에 집중할 때 모든 방해 요소를 없애주시고,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Q. 청지기의 삶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이나 격려의 말을 부탁드립니다.
교회 안에도 신앙이 깊은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청지기의 삶이나 성경적 재정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크리스천이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교육을 받기 전에는 선교는 목회자나 선교사가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구원이며, 우리를 통해 이루어가신다는 사실을 교육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깨달으려면 알아야 하고, 알려면 노력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천들이 좀 더 성경적인 교육과 배움에 욕심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