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소명] 일터에서 이루는 하나님 나라
발행일: 2026년 5월 7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 (골로새서 3:23-24)
우리는 흔히 삶을 둘로 나눕니다. 주일의 예배당은 거룩한 공간이고, 월요일의 일터는 생존을 위한 분주한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聖)과 속(俗)을 구분하는 이 오래된 습관은 우리의 신앙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지만, 동시에 우리의 삶을 분리시킵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 우리가 땀 흘리는 그 현장을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로 재해석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골로새서 3:23)
이 말씀은 단순히 성실하게 일하라는 권면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의 대상과 이유, 그리고 정체성 자체를 바꾸는 선언입니다. 일터는 단순한 경제활동의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드리는 또 하나의 예배의 자리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고 에덴동산에 두시며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습니다”(창 2:15). 여기서 ‘경작하다’라는 히브리어 ‘아바드(עָבַד)’는 ‘섬기다’라는 뜻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후에 성막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의 사역을 설명할 때에도 사용됩니다. 인간의 노동은 단순한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섬김의 행위, 곧 예배였습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하늘에서 직접 빵을 내려주지 않으시고, 농부의 손을 통해 우리에게 양식을 주십니다. 우리의 직업은 하나님이 세상을 돌보시는 방식이며, 우리는 그분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교회에서 남선교회를 섬기시는 한 집사님은 있었습니다. 주말을 온전히 교회에 헌신하는데 주중에도 교회 일로 무척 바뻤습니다. 주변 동료들은 종종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직장보다 교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회사에서 누구보다 탁월한 성과를 냈습니다. 그의 비결은 간단했습니다. 고객을 만날 때 단순히 계약 성사에 집중하지 않고, 상대방의 상황을 진심으로 듣고 필요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신뢰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늘 같은 고백을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앞에서 일하고 있다.” 그에게 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태도의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조급하게 움켜쥐지 않고, 최선을 다해 정직하게 섬기며 결과는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놀랍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고객들은 그의 말에서 신뢰를 느끼고 다시 찾아왔고, 동료들은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왜 그렇게 일합니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제 일을 하나님께 하듯이 하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신앙을 가지면 성공한다”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일을 사용했고, 하나님은 그 과정 속에서 결과를 이루어 가셨습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심는 자도, 물 주는 자도 있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일터는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자리이며, 우리의 손을 통해 이웃에게 복을 흘려보내는 통로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는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심어 놓으신 자리입니다.
“나는 지금 누구 앞에서 일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분명해질 때, 우리의 일은 달라집니다.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도 의미가 생기고, 지루한 순간에도 방향이 생깁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향합니다. 그곳은 하나님이 맡기신 동산입니다.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 이 한 문장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이유가 됩니다.
청지기를 위한 질문과 실천 과제
□ 일터에서 업무 시작과 끝의 시간에 ‘여는 기도’(일을 위한 지혜 구하기)와 ‘닫는 기도’(하루 일에 대한 감사) 하기
□ 동료와 클라이언트에게 주께 하듯 정성을 다해 대하기
함께 나누는 기도
일터를 단순히 생존의 현장으로만 여기지 말고 제 일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심을 기억하게 하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마음을 다하여 섬기게 하옵소서. 눈앞의 이익보다 신뢰를, 성과보다 정직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결과는 주님께 온전히 맡겨 나의 일터가 주님의 이름이 높아지는 예배의 자리가 되게 하옵소서.